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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미

221118 캘리그래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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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 처음에 연습한 글씨체는 이런 정자체였다

벌써 2년 전? 2020년쯤부터 유튜브 보다가 아 이거다! 해서
'나도 손글씨 바르게 쓰면 소원이 없겠네' 책을 사서
바로 연필로 연습하기 시작했다

나는 누가 칭찬해주면 더 신나서 하는 타입인데
주변에서 진짜 날 칭찬 감옥에 가둬두고 사기를 채워줬다
(아빠는 이제 뭐 글씨 쓸 일 생기면 치킨과 함께 대필을 시키시곤 하신다)
(치킨은 못 참지 웅웅)

이렇게 간만에 덕질이 아닌 취미로 정착했던 거 같다


그다음은 이런 흘림체에 꽂혔다.

이때 제일 좋아했던 게 이상의 시집이었고
필사를 하기에 원래 쓰던 정자체보다는
흘림체가 더 멋지겠다고 생각해 또 유튜브를 뒤지며 연습하기 시작했다
아, 근데 만년필 관리도, 딥펜 관리도 귀찮아지기 시작하고
모나미 플러스펜의 참맛을 맛보고 꽤 잘 썼던거 같다
모나미 플러스펜의 최대 장점은 색깔이 너무너무 예쁘다는 것이다
단점은 종이에 펜 끝이 걸려 잉크가 이리저리 튀는 것
써본 사람은 알 거다 플러스펜 그 종이 끝에 걸리는 느낌

"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?"


이 말이 나는 왜 이렇게 멋있는지 모르겠다


현생을 살다가 문득 또 캘리그라피가 꽂힐 때가 있다
이때가 그때였다
잠깐 글씨 쓰는걸 멈췄었는데
자주 잉크를 구매했던 사이트를 구경하다가
캘리그래피 교본을 같이 팔길래 사서 연습을 했다

원래 내 글씨체랑 비슷한 느낌을 받아 연습하기 쉬웠다
마음에 들고 작게 작게 쓰는 게 오히려 더 맛이 살았다





매일 컴퓨터 키보드만 두드리다가 또 그 시즌이 찾아왔다

아, 손글씨 쓰고 싶어


그래서 오래동안 장바구니에 갇혀있었던
'딥펜으로 쉽게 배우는 한글 캘리그라피' 책을 구매했고 오늘 도착했다
오래간만에 잉크와 딥펜도 꺼내 준비하고 몇 글자 연습했다
가장 처음에 있는 글씨체는 '모던체'였다
각진 글씨체 좋아하는데 기역이나 디귿, 시옷 쓰는 것도 재밌었다
리을은 흘림체 연습했던 그 글씨체와 비슷하더라
분명 각진 글씨 같은데 그 안에 부드러움이 숨어있다

까만 종이에 하얀 잉크로 무언가 짧게 쓰면 되게 멋있을 것 같다

연습하고 나니 시간이 새벽이네
내일도 일찍 나가야 하는데

글입다 노트와 스테노 펜촉

필사는 재밌다
소설 필사까지는 어렵지만
시를 필사하면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할 수 있어서
오래간만에 글씨 쓰니까 시간이 정말 빨리 갔는데
프로젝트가 없을 땐 종종 캘리그래피를 즐겨야겠다

(근데 강사님이 수료 때까지 실력 향상을 위해
매주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 생각 중이시란다)
(하, 나 지금 할게 산더미구나)
(원래 시험기간에 다큐멘터리가 재밌는 법이다)


이번에 산 책은 여러 가지 글씨체가 있었는데
적어도 다 마스터할 때까진 또 조만간 이어가면서 글씨 쓰곤 해야겠다

이상의 오감도한용운의 님의 침묵
아이패드 속에서 나를 찾아 기다리고 있던 책들을 다시 살펴야겠다